이건희, 이익공유제 비판 왜… 정책적 논쟁 아닌 ‘이념문제’ 인식
입력 2011-03-10 21:5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한 이익공유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재계의 의견을 대변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원론적인 반대 수준이 아니라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까지 거론한 것은 이익공유제가 정책적인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이념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인 정 위원장을 겨냥해 경제학 책에서 배운 적이 없다고 말한 것도 이익공유제가 일반적인 경제정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한마디로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정 위원장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날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허창수 회장이 취임하고 나서 처음 열리는 회장단 회의여서 무게가 실리는 행사였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이익공유제 논의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최근 청와대와 여권 일각, 지식경제부에 이어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나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다만 전경련은 정부가 추진하는 동반성장과 물가안정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조의사를 밝혔다. 동반성장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이익공유제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동반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이익공유제를 주장한 정 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도 있고, 더욱 논란이 가열될 수도 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허창수 회장 외에도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17명이 회의에 참석해 모처럼 재계의 결집력을 드러냈다.
전경련은 또 매년 5%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인당 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리 경제 희망 100년에 관한 비전’을 수립하기로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