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규모 ‘2003년 대란’수준 방불

입력 2011-03-10 19:19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2003년 ‘카드사태’ 수준까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은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 격화 등으로 올해는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10년 신용카드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517조4000억원으로 2009년보다 46조6000억원(9.9%) 증가했다. 이는 2002년(680조8000억원)보다 적었지만 카드사태가 발생한 2003년(517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용판매는 4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카드대출은 105조3000억원으로 7.2% 올랐다. 2009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부터 민간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온 데다 현금서비스에 비해 금리가 낮고 만기가 길어진 카드론 이용이 커진 이유에서다.

신용카드 발급 수도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제외했을 때 8514만장으로 1년 전보다 877만장(11.5%) 늘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사의 수익성이나 건전성 모두 양호한 상태지만 올해 카드사 간 경쟁 격화,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영업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산건전성은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이 전년비 0.55% 포인트 하락한 1.68%, 카드업 겸영은행의 연체율은 0.08% 포인트 떨어진 1.42%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카드사별 당기순이익은 삼성(1조1562억원)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신한(1조170억원), 현대(3529억원), 롯데(1406억원), BC(264억원) 순이었다. 2009년 11월 분사된 하나SK는 초기 영업비용 지출 등으로 5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