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불시착? 불안한 달구벌… 정치권 무용론확산에 촉각

입력 2011-03-10 19:11

대구시가 거세지는 ‘신공항 무용론’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시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 결정이 임박했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직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내는가 하면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결사추진위원회’(결사추진위)가 경쟁 지역인 부산에 ‘신공항 무용론’ 공동 대응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구시를 비롯한 영남 4개 시·도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은 최근 정부 일각, 수도권 정치인, 언론에서 ‘신공항 무용론’, ‘김해공항 확장설’ 등이 계속해서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대구시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정두언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잇따라 동남권신공항 전면재검토 또는 무용론을 제기해 대구 민심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김형오 전 국회의장까지 동남권 신공항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혀 영남권의 불안감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3월말쯤 정부의 신공항 관련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남은 기간 동안 신공항 밀양유치를 위해 평가단에 자료를 제공하는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다.

신공항 관련 투쟁 형국도 변했다. 4개 시·도(대구, 경북, 경남, 울산)와 부산이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자리싸움’을 벌이던 양상에서 이제는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지방과 신공항이 필요 없다는 수도권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이에 결사추진위는 지난 8일 회의를 열어 ‘신공항 무용론’에 맞서 신공항 건설 약속을 촉구하는 투쟁을 부산과 함께 하기로 결의하고 부산 시민단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부산 가덕도 신공항 유치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를 거절했고 결사위원회는 9일 다시 회의를 열어 다음주 중 독자적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대대적인 신공항 밀양유치 궐기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수산(50) 결사추진위 대구본부 홍보기획 위원장은 “정치권, 수도권, 언론에서 점점 더 무용론을 확대하는 등 흘러가는 방향이 심상치 않다”며 “부산도 가덕도가 어렵다고 판단, 사업 자체를 연기하거나 김해공항이라도 확장하자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이제는 수도권의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