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사장끼리 설전… 3D TV 전쟁 격화
입력 2011-03-10 18:35
TV시장의 새로운 수익원인 3D TV를 놓고 삼성과 LG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10일에는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2라운드 공방을 이어갔다.
◇“우리 기술이 한 수 위” 공방 계속…비교 시연 이뤄질까=권 사장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전날 삼성전자에서 제기한 해상도 문제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공인된 세계적인 외부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다”며 “삼성 방식은 안경이 대부분의 기능을 하는 1세대 방식이고, LG는 TV가 거의 모든 역할을 하는 진화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윤 사장은 아프리카 출장길에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LG 방식이 새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브라운관처럼 화면에 줄이 나온다. 오수를 넣어 정수가 나오면 괜찮은데 오수가 나오면 중간 과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이미 결론이 난 사항이고 이슈조차 되지 않는다”며 “이제 계란으로 바위 치기 식의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자”고 말했다.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비교 시연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권 사장은 “소비자 대상 시연도 좋고 전문가 집단 시연도 좋다”고 했지만, 윤 사장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국내에서는 각 사 제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상황에서 공정한 평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술적으로 큰 차이 못 느껴…결국 판단은 시장의 몫=LG디스플레이 측은 간담회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LG와 삼성의 3D TV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화질에 대해서는 삼성 쪽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좋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의 완승을 주장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LG의 손을 들어주는 쪽이 많았다. 출고가 기준으로 삼성의 46인치 고급형 모델은 400만원으로 LG의 47인치 290만원에 비해 100만원 넘게 비싸다. 3D TV 시청을 위해 필수인 안경도 LG는 10만원가량인 삼성의 10분의 1 수준이고, 별다른 장치가 필요 없어 훨씬 가벼웠다.
양측의 소모적인 기술 논쟁의 결론은 결국 시장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소니가 LG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TV시장 1위인 삼성 제품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2위 LG가 추격하는 양상에서 3위 업체인 소니의 향방에 따라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기호에 따라 스마트 기능 등 고급형 이미지의 삼성이냐 가격 경쟁력이 있는 LG냐를 선택할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