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그림’ 그리며 지리랑 놀자…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
입력 2011-03-10 21:20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글 구혜경 정은주·그림 김효진/토토북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엄마 두 명이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라는 한국 지리 안내서를 펴냈다. 주인공은 방송작가 구혜경씨와 시인 정은주씨. 아이들이 지리라는 3차원 공간을 딱딱하고 평면적인 책으로만 접하면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나아가 사회과목 전체에 흥미를 잃자 이들은 “지리는 지리답게 배우도록 하자”고 의기투합했다.
막상 아이들을 위한 지리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지만 ‘지도=땅의 그림’이라고 생각하니 술술 풀렸다. 두 사람은 곧 사회 교과서와 시중에 나온 지리책을 샅샅이 분석하고 집필에 착수했다. 모든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 여행을 뼈대로 삼아 기관사였던 할아버지와 함께 남매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리를 배우는 이야기로 꾸몄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대화체를 사용했고 남매 이름은 두 사람의 자녀 가운데 한 명씩 뽑아 정했다.
이들은 손으로 받아들인 정보가 눈이나 귀로 받아들인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뇌에 각인된다는 점에 착안, 책 속의 지도를 직접 따라 그리고 색칠하고 스티커를 붙이도록 구성했다. 몇 번을 따라 그려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투명한 종이를 부록으로 넣고 지도를 그리는 페이지만 따로 묶은 별책도 함께 만들어 아이들이 여러 번 지도를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얘들아, 이 책을 가지고 마음껏 놀아 봐. 이 책을 쓴 두 아줌마는 우리 땅을 그려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 누군가 그려 놓은, 무엇인가가 찍어 놓은 지도가 아니라 너희가 손으로 직접 그려보고 꾸미는 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책에는 지리 정보뿐만 아니라 개정된 사회교과서 내용을 반영해 우리나라 각 도의 인문·자연 지리 정보는 물론 옛 지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등을 실었다. 방위와 축척 등을 배울 때는 관련된 문제를 내고, 문화유적을 소개할 때에는 영국 유학파 일러스트인 김효진씨의 그림을 더해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하는 등 아이들이 우리 국토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