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귀순 4명 가족들 편지 보내 “송환” 압박

입력 2011-03-10 00:38

북한은 9일 가족을 앞세워 귀순자 4명과 남한 당국을 본격적으로 압박했다.

북한은 북측 적십자를 통해 귀순자 가족들의 편지 6통을 보내왔다. 4통은 귀순자 4명의 북측 가족이 귀순자들에게 전달하는 편지고, 나머지는 31명 가족 명의로 통일부 장관과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낸 편지다. 정부는 이 편지를 귀순자들에게 전달할지 고심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편지 자체가 이들(귀순자)에게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31명 가족 명의로 통일부 장관과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31명 전원이 자기 배를 타고 나갔던 길로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게 할 것”이라며 “4명 가족들의 직접대면을 막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가족들의 영상을 게시했다. 박모(22·여)씨의 어머니 김옥진씨로 소개된 여성은 영상에서 “우리 딸에게 더 이상 귀순이라는 치욕을 강요하지 말고 억류시킬 때 차림새 그대로 어머니의 품에 당장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모(44)씨 아내라는 김현숙씨도 “남편은 자기를 키워주고 내세워준 어머니 조국을 배반할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홍씨의 딸과 봉모(21·여)씨 부모, 옥모(38)씨 아내도 등장해 웅변조로 4명의 귀순은 남한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우리 측을 비난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