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도 ‘종교 편향’… 기독교 관련 서술 타종교에 비해 없거나 태부족

입력 2011-03-09 18:43

올해 출판된 역사 교과서에 종교개혁과 한국 기독교 시작에 대한 설명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용규 목사)는 9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내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 편향을 가져오는 교육과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운동본부 박명수(서울신대) 전문위원장은 “현행 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독교 도입에 대해 가장 적은 분량과 허술한 내용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등학교 ‘한국사’의 경우 불교와 유교의 출발과 발전, 천주교와 동학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나 기독교의 출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문위원장은 이 같은 차별은 교육과정과 집필지침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조선 후기 사회변동을 설명하면서 종교를 서술토록 하고 있으나 개항기에는 종교변동에 관해 서술할 수 있는 항목이 배정돼 있지 않다. 집필지침 역시 개항 이후 종교 서술에서 ‘특정 종교를 강조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둬 기독교 출발에 대해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종교개혁에 대해서도 ‘중학교 역사(상)’의 경우 내용이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선(안양대) 전문위원은 “8종의 중학교 교과서 가운데 3종만 종교개혁에 대해 다루었다”며 “나머지 교과서는 본문 외 박스로 처리하거나 해당 내용을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지리부도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종구(서울기독대) 전문위원은 “올해 출판된 고등학교 지리부도 8종 중 6개 교과서 지리부도는 남북한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한국 종교를 불교로 표시했다”며 “남북한 종교 현황을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교과서에 대해서는 종교 일상생활, 종교 분포도, 기독교 전파 과정 등이 추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