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외고손자 日 외무상 내정
입력 2011-03-09 01:25
불법 정치헌금 문제로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일본 외무장관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51) 외무차관이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이 8일 일제히 보도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밤 마쓰모토 차관에게 장관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마쓰모토 차관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마쓰모토 외무장관 내정자는 지금까지 각료 경험이 적다. 하지만 간 총리가 마쓰모토 내정자의 실적을 높이 평가해 장관 승격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외교장관 회담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점도 외교 사정을 아는 마쓰모토 차관을 승격시킨 배경으로 풀이된다.
마쓰모토 내정자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은행에서 근무하다 1989년 방위청 장관이 된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0년 민주당 소속으로 중의원에 첫 당선됐으며, 민주당 중의원 운영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외무차관을 맡았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초대 조선통감의 외고손자이면서도 일본 국회도서관을 관리하는 중의원 운영위원장으로 있을 때 안중근 의사의 유해에 관한 자료를 찾아 한국에 건네주겠다는 뜻을 밝힌 적도 있다. 하지만 미묘한 한·일 관계와 중·일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외무장관 취임은 동북아 외교에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