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한상흠 법인장, “극심한 전력난 등 생산 우여곡절”
입력 2011-03-08 22:50
(9)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 공장
“공장 건설 과정에 어려운 점이 많았죠. 말도 안 통하는데 인·허가는 복잡하고. 게다가 공사를 하는데 지반이 물러서 토지 개량공사도 해야 했죠.”
한화케미칼 공장 건설 과정을 총지휘했고 현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한상흠(사진) 닝보법인장의 소회다. 한화케미칼 닝보공장이 최고 수준의 PVC를 생산하기까지는 유달리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갑작스럽게 전기 공급이 끊긴 탓에 시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어야만 했다.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린 중국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전기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 “그땐 닝보시부터 저장성 지방정부까지 접촉할 수 있는 모든 곳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우리 공장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저전력 방침을 실천하는 공장임을 집중적으로 강조했죠.” 한 법인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의 노력 덕분에 전기 통제는 10월쯤 풀렸고 제때 맞춰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 법인장은 달라진 중국의 모습에 대한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예전의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 사람들은 ‘만만디(慢慢的·천천히라는 뜻의 중국어)’겠거니 했는데 와보니 전혀 다르더라고요.” 특히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열성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외국 기업이 투자한다니까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중앙정부를 설득해 주고 행정처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 주는 등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에서 생긴 일화도 소개했다. 불만사항이 접수돼도 느긋한 중국 업체와 달리 한화케미칼은 즉시 불만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는 “우리 제품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다는 전화가 걸려 오면 우리 직원들은 당장 찾아가서 사과했는데 이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라며 “때문에 사죄하러 갔다가 우리 태도에 감명받아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