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들의 상하이 스캔들] 김정기 前총영사 전화 인터뷰… “보궐선거에 맞춰 나를 또 죽이려는 음모”
입력 2011-03-09 00:44
김정기(51) 전 상하이 총영사는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여성 덩모씨는 (총영사관 내부 문서 유출과) 아무 관련이 없는 상하이 비공식 고위공무원”이라고 말한 뒤 “이번 사건은 국내 정보라인이 나를 음해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일은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고, 한동안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 출신인 김 전 총영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임 공관장으로 2008년 5월 부임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서울시선대위 조직본부장 등을 지냈고,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중국 특사로 활동했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여년 전 대학가 베스트셀러였던 영어교재 ‘거로 Vocabulary Workshop’의 저자다.
-유출된 자료가 국가기밀인가.
“2006~2007년에 만들어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료다. 관저 책상 셋째 칸에 넣어져 있던 자료다. 4~5년 된 자료라 제가 갖고 다니지도 않았다.”
-그 자료가 덩씨 USB에서 발견됐다는데 김 전 총영사가 전달한 것 아닌가.
“덩씨가 (훔친 게) 아니다.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훔친 것이다. 관저에 누가 난입해서 카메라로 황급하게 촬영한 흔적을 발견했다. 재미있는 것은 촬영한 원본 말고 그걸 정리한 자료가 또 하나 있는데 음해 세력들이 타이핑을 다시 한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전화번호다. 내가 갖고 있는 원본에는 이름만 나오고 휴대전화번호가 없다. 그런데 리타이핑 자료는 김 여사 휴대전화번호가 있더라. 정보가치 극대화를 위해 누군가 이를 추가한 것이다.”
-음해 세력은 누구인가.
“국내 정보라인이다. 지난해 말 외교통상부 1차관 하마평에 올랐을 때도 이와 관련해 외교부에 투서를 넣었다. 청와대의 정밀인사검증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떨어져 있더라. 그 투서가 결정적이었다. 이들이 다음달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 맞춰서 나를 또 죽이는 거다.”
-덩씨와 여러 번 사진 찍지 않았나.
“모두 외교 공식석상에서 찍은 것이다. 외교단에서 포옹은 기본이다. 이런 식으로 여성과 사진 찍은 것이 수천 건이다. 우연히 보면 인사하는 정도다.”
-덩씨 신분은 무엇인가. 왜 공식 직함이 없나.
“덩씨는 태자당이다. 상하이시 당서기와도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이다. 타이틀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