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 부끄러운 장서 규모… 상위 20개大 평균 191만여권 소장

입력 2011-03-08 18:12


국내 4년제 대학 도서관 중 가장 규모가 큰 20곳의 평균 소장도서 수가 191만여권으로, 북미권 주요 대학 도서관의 최하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8일 ‘2010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에서 서울대와 경북대 등 상위 20위권(학생수 2만명 이상) 대학 도서관의 평균 소장도서 수가 191만4000여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대 도서관이 가장 많은 409만5000여권을 소장하고 있고, 경북대 도서관이 273만5000여권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집은 국내 상위 20개 대학 도서관의 평균 장서 수가 ‘북미연구 도서관협회(ARL)’의 최하위 대학 도서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RL은 북미 지역 주요 대학 113곳이 가입한 단체로 대학도서관 1곳당 평균 소장도서 수는 441만7000권(2008년 기준)이다. 국내 상위 20개 대학도서관의 평균 소장도서는 ARL 112위인 캐나다 서스캐처원대(202만9000여권)와 비슷했다. ARL 중 소장도서 수 1위는 미국 하버드대(1625만여권)다.

국내 최대인 서울대 도서관 소장도서 수는 ARL 소속 대학의 평균 장서 수보다도 낮고 ARL 39위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408만4000여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개 대학 재학생(학부·대학원 포함) 1인당 평균 소장도서 수도 ARL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위 20개 대학도서관의 재학생 1인당 평균 소장 도서 수는 70권인 반면, ARL 대학도서관의 학생 1인당 소장도서 수는 183권이다. 1위 예일대는 1111권에 이른다. 국내에서 재학생 1인당 소장도서 수가 가장 많은 서울대(152권)는 ARL 62위인 콜로라도대학 도서관 수준이다.

재학생 1인당 연간 대출 도서는 국내 상위 20위권 도서관 평균이 17권으로 ARL 71위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학 중 1인당 연간 대출 도서가 가장 많은 곳은 이화여대(35권)로 ARL 평균치(26권)보다 높고 북미 23위인 미국 하와이대(33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KERIS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요 대학 도서관의 소장도서 수가 여전히 미국 주요 대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교수들의 논문 실적 못지않게 도서관 장서 수도 대학 경쟁력의 기본이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