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주년 서울신대 447명 장기기증 서약… “우린 생명나눔부터 배워요”
입력 2011-03-08 18:07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맞아 젊은 대학생들이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대 재학생들은 사순절 시작을 하루 앞둔 8일 장기기증을 서약하며 사랑을 실천했다. 한 사람이 하나 이상 봉사하겠다는 ‘1인(人) 1사(仕)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신대는 이날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이 행사를 열었다.
서약식에는 유석성 총장이 솔선수범했다. 이어 교수와 학생 등 447명이 장기기증 서약서를 작성하고 사후 각막기증 등 생명 나눔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유 총장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해야 한다”며 “지난 100년간 대학이 펼쳐온 빛과 소금의 사명을 더욱 충실히 감당하자”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미 두 차례나 장기를 기증한 동문 목회자인 심현동 목사도 참석해 학생들에게 장기기증의 고귀한 뜻과 실천의 중요성을 전했다. 심 목사는 “네 이웃이 누구인지를 묻기 전에 내가 누구의 이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고통받는 이웃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다는 기쁨을 누려 보자”고 말했다. 심 목사는 1991년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간을 기증하고 헌혈도 90회 이상 했다.
이번에 장기기증 서약식을 이끈 오현석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참여한 서약식이 100주년을 맞는 학교에 더 큰 사랑과 기쁨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학대학원 1년차인 문지덕씨는 “나의 작은 헌신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기쁘게 서약서를 작성했다.
학생회는 이에 앞선 지난 4일 새 학기 개강 및 입학식에서 양초와 소금을 들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겠다고 다짐하는 봉사서약 세리머니를 가진 바 있다. 학생회는 이번 장기기증 서약 외에도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과 함께 고난주간에는 지구촌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한 끼 식사비 보내기 운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