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즐겨라! 짜릿한 ‘90분 드라마’… K리그 ‘뉴 르네상스’ 예감

입력 2011-03-08 17:35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K리그. K리그는 1998년과 1999년 처음으로 르네상스를 구가했다. 안정환(다롄)-이동국(전북)-고종수(매탄고 코치)로 이어지는 트로이카의 등장 때문이다. 스타는 팬들을 그라운드로 몰려들게 했다. 97년 경기당 관중수가 평균 6771명에 불과했던 K리그는 98년 평균 1만1780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프로축구는 2002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삼아 그해 다시 눈부신 성장을 했다. 2008년 총 294만5400명이 들어오면서 역대 최다 관중까지 기록했던 K리그는 2009년부터는 다시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했다.

추락하던 K리그가 서서히 ‘뉴 르네상스’를 준비하고 있다. 정몽규 체제로 탈바꿈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우리의 열정 놀이터, K리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올해 350만 시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실제로 6일 수원 삼성-FC서울 전에서 개막전 한 경기 최다 관중(5만1606명)에 이어 8경기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총 19만3959명)도 모았다.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올 시즌 K리그의 흥행 요소를 짚어봤다.

#골키퍼 대이동

주전 골키퍼는 등번호를 보통 1번을 단다. 모든 포지션의 처음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올 시즌에는 전·현 국가대표 골키퍼들이 대거 유니폼을 바꿔 입고 골문 앞에 섰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하고, 성남 일화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정성룡(26)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리면서 골키퍼들의 연쇄이동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정성룡이 지난 1월 아시안컵 기간에 수원 삼성으로의 이적이 확정되자 골키퍼들의 이동이 시작됐다.

수원에 있던 백전노장 이운재(38)는 정해성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전남 드래곤즈로 자리를 옮겼다. 1994년, 2002년, 2006년, 2010년 월드컵 대표팀 멤버인 이운재의 부활 여부는 올 시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주장 완장을 찬 이운재는 6일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 출장해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염동균(28)은 이운재 때문에 전남에서 전북으로 이동했고, 하강진(22)은 지난해 수원에서 이운재의 그늘에서 벗어나 모처럼 잡았던 주전자리를 정성룡에게 내주고 성남으로 팀을 옮겼다.

#국내 감독 만세

16개 구단 사령탑 평균 연령 49.7세. 2001년 이후 10년 만에 국내 감독만으로 구성.

올해 K리그 사령탑에는 변화가 많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K리그 사령탑은 모두 토종 지도자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 J리그 오이타를 지휘했던 황보관(46)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오랜 코치생활을 청산한 최진한(50) 경남 감독과 안익수(46)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K리그 사령탑으로서는 첫 걸음을 뗀다. 최 감독은 한·일 월드컵 당시 트레이너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법을 전수받은 뒤 대구FC 코치와 FC서울 2군 감독을 거쳤다. 안 감독 역시 성남에서 코치로 정규리그 3연패의 기쁨을 맛봤고, 여자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FC서울 수석 코치로 활약하며 지난해 K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황선홍(43) 감독은 부산에서 현역 시절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정해성(53) 감독은 전남에서, 전북 사령탑(1996년∼2001년) 출신인 최만희(55) 감독은 신생팀 광주FC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돌아온 해외파

곽태휘, 이호, 송종국(이상 울산) 등 K리그로 U턴한 스타들도 올 시즌 흥행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FC서울에서 K리그에 데뷔하고 2007∼2009년까지 전남에서 활약했던 중앙수비수 곽태휘는 지난해 일본 J리그 교토상가로 이적했다가 소속팀이 2부 리그로 추락하자 K리그로 돌아왔다.

2003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선을 보였던 미드필더 이호는 4년6개월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05년 울산의 리그 우승을 도왔던 이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끝나고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적했고, 2009년 성남, 지난해 알 아인(아랍에미리트)과 오미야 아르디자(일본)에서 뛴 뒤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송종국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와 수원을 거쳐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으로 이적했다가 반년 만에 K리그로 유턴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