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종교인 평화포럼’ 책임간사 정진우 목사, “독도·센카쿠 분쟁… 종교인이 합심해 풀어야”

입력 2011-03-08 19:43


“종교의 위기라고 하지만 정의와 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습니다.” ‘한·일 종교인 평화포럼’의 한국 측 포럼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한강로 하이원빌리지에서 창립총회와 첫 포럼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책임간사로 선출된 서울 제일교회 정진우 목사를 만나 포럼의 목표와 활동 방향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승민 목사, 원불교 정상덕 교무 등 한국 측 포럼의 실행위원들과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코이케 젠 간사, 노구치 요시이 니와노평화재단 전무 등도 있었다.

이들이 정보를 나눈 한국과 일본의 종교 현황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양쪽 다 모든 종교의 신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으며, 특히 젊은층의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 영향으로 각 종교와 교단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내부 문제에 치중하고 있으며, 반면에 신비주의를 내세우는 군소 종교들이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도 같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일 종교인들이 모여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정 목사는 “이럴 때일수록 종교가 어떻게 하면 사회에 순기능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1세기 들어와 지정학적 중요도가 점점 커지는 동아시아의 정의와 평화 이슈에 대해서는 종교계가 반드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북 분단과 통일, 독도 분쟁 외에 오키나와의 동아시아 최대 미군기지 관련 문제,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갈등, 중국과 일본 사이의 센가쿠열도 분쟁 등이 그에 해당한다.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정 목사는 “동아시아는 독특한 종교 전통이 있어서 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협력할 수 있고,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화 및 통일운동 과정에서 이뤄진 종교 간 협력도 강조했다.

한·일 포럼은 한국과 일본 두 개의 포럼으로 구성돼 매년 1회 양국 회원이 모임을 열 예정이다. 일본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한국은 이 세 종교에 원불교까지 참여한다. 포럼은 앞으로 양국 내 다른 종교들, 또한 북한 중국 대만 등 다른 나라들과도 뜻을 모아 가기로 했다. 특별히 30∼40대 종교인들이 동아시아의 평화 문제를 이해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데 예산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예정이다.

정 목사는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상처를 종교가 나서서 치유하는 본보기를 우리 포럼이 담당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