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돈도 없다고? 대학생 재테크 길은 있다
입력 2011-03-08 21:32
고정소득 없는 20대에게 권할 만한 돈 모으는 방법
“용돈 모아봤자 얼마나 되겠어?” “아르바이트해서 쓰기도 모자란데….” 아직도 이런 대학생들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남들보다 일찍 눈을 뜬 재테크 노하우로 푼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가거나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이 늘면서 은행 등 금융권도 이젠 소득이 없는 20대를 고객층으로 여겨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티끌 모아 태산’=별도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의 경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기 때문에 체크카드는 필수다. 입출금이 편리할 뿐 아니라 스무 살이 된 뒤 급격히 횟수가 늘어나는 영화 관람, 어학시험 응시 등에 대한 할인 혜택도 넘쳐난다. 꼼꼼하게 따져보면 현금을 찾을 때 내는 수수료가 무료인 체크카드도 있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통장도 추천 대상이다. 타 예금에 비해 연이율이 높은 데다 계좌이체 수수료 혜택까지 더해져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대를 겨냥한 우리은행의 ‘신세대통장’은 잔액 100만원까지 최고 연 4.1%의 이자와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외환은행의 ‘윙고 패키지’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저축예금과 체크카드를 결합한 패키지 상품으로 사용실적에 따라 어학시험료와 외국어학원비를 할인받을 수 있고, 서점·외식 프랜차이즈점에서도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대학생 전용 점포까지 선보인 국민은행의 ‘락스타 체크카드’는 전국 지하철, 버스에서 사용 시 10% 할인되며 이동통신 요금 자동이체 시 2500원이 정액 환급된다.
하지만 체크카드와 연계된 예금 통장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목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적금 상품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고 연 5.3%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은행의 ‘씨크릿 적금’은 월 2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2∼5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유학이나 어학연수 등을 염두에 둔 대학생에게는 씨티은행 ‘어학연수적금’, 하나은행 ‘하나 빅팟 유학적금’과 같은 맞춤형 상품도 준비돼 있다. 이런 상품들은 환전 수수료 30% 등의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소액 펀드, 주식도 추천”=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축 개념이 아닌 투자에 열정을 보이는 대학생도 늘고 있다. 동양생명 재무설계사 홍성운씨는 “최근에는 고객 10명 중 1명이 대학생”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주식, 펀드 위주의 공격형 투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홍씨가 직접 작성한 ‘다달이 용돈 30만원과 아르바이트 비용 40만원을 받는 학생’에 대한 재테크 설계 플랜은 이랬다. 총 70만원 중 생활비는 25만원 정도로 잡고 나머지 45만원 중 20만원은 선택에 따라 적금과 주택청약종합저축상품에 넣도록 했다. 나머지 25만원 중 20만원은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펀드에, 5만원은 주식 투자를 추천했다. 단 위험이 덜한 상품을 권했다.
홍씨는 “펀드의 경우엔 그나마 안정성이 높으면서 수익도 쏠쏠한 대기업이나 원자재 관련 펀드를 제안한다”며 “주식은 목돈보다는 종자돈으로 경제 안목을 넓히는 동시에 투자 방법 등을 알기 원할 때 소액으로만 권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펀드나 주식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시 입출금이 자유롭지 못하고 원금 보장도 확실치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올바른 접근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