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아파트 공급… 집주인과 별도 주거공간 조성 전·월세로 임대
입력 2011-03-07 22:04
전세대란 여파로 하숙집과 자취방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신촌 대학가 인근 재개발 구역에 부분임대 아파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가구주의 주거공간과 별도의 공간을 전·월세로 임대할 수 있는 가구 분리형 주택이다.
서울시는 지하철2호선 이대역 인근 대흥동 대흥2주택재개발정비구역과 서강대 인근 현석동 현석2주택재개발정비구역에 대해 이달말까지 정비계획을 변경, 부분임대 아파트 157가구를 공급한다고 7일 밝혔다.
대흥2구역은 6만2245㎡에 1283가구 중 95가구가, 현석2구역에는 3만6338㎡에 833가구 중 62가구가 부분임대로 각각 공급된다. 시는 부분임대 아파트 공급을 조건으로 이 지역의 용적률을 각각 253%와 292%로 20%포인트씩 상향조정했다.
부분 임대 아파트는 이르면 올해 안에 착공과 분양이 이뤄져 2014년 완공될 예정이다.
시는 부분임대 아파트 세입자는 깨끗한 소형 주택을 빌릴 수 있고, 재개발 지역 원주민은 전·월세로 임대소득을 얻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 아파트가 단기적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1~2인용 주택 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재개발 구역 조합원들이 원할 경우 대학 주변 20여 곳에 부분임대아파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 기대와는 달리 부분임대 아파트가 대학가나 재개발 구역 주거난의 해법이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대흥제2구역의 경우 재개발 후 가구수가 현재의 2500가구에서 1500가구로 대폭 줄어든다.
오히려 분양가 상승이 전·월세 가격에 영향을 미쳐 학생 등 세입자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단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1기씩 들어갈 싱크대와 변기 등이 부분임대아파트에는 2기씩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당연히 좀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사무총장은 “원주민 정착과 세입자 흡수라는 측면에서 부분임대아파트는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임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분양 조건 등 제도적 측면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재개발 관련 공무원은 “대학가의 주거난은 이윤 중심의 재개발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기숙사와 전용 임대주택 등 직접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