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5시 ‘예능전쟁’ 새 국면?

입력 2011-03-07 19:25


MBC의 일요일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일밤’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MBC가 23년 동안 지켜온 ‘일요일 일요일 밤에’ 간판을 ‘우리들의 일밤’으로 바꿔단 뒤 지난 6일 내보낸 첫 방송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정상급 가수들의 가창력 대결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이 때문에 KBS가 ‘1박2일’을 앞세워 수년째 장악해 온 ‘일요 예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일밤’ 6일 방송은 8.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4% 안팎이던 평소 시청률의 두 배였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등 베테랑 가수 7명은 긴장된 표정으로 청중 평가단 500명 앞에서 노래했다. 노래가 끝난 뒤 이들에게는 1∼7위까지의 순위가 매겨졌는데, 박정현이 22.5%의 지지율을 획득해 1위를 차지했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일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음악을 들으며 감동을 느낀 것이 오랜만이다” “소름이 끼쳤다” 등의 호의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기성 뮤지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작곡가 김형석은 트위터에 “오디션 기획 프로그램의 막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는 도중에 감동”이라고 썼고, 가수 윤종신은 “이들이 주말 예능을 뒤흔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에 반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아나운서를 뽑는 내용의 ‘일밤’의 다른 코너 ‘신입사원’은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6일 첫 전파를 탄 ‘신입사원’에서 도전자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후배 아나운서들이 차인태 변웅전 등 선배 아나운서의 공로를 강조하는 데 더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동시간대 최강자인 KBS ‘해피선데이’는 ‘1박2일’ 새 멤버로 배우 엄태웅을 영입하며 수성에 나섰다. ‘해피선데이’는 이날 2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타 방송을 압도했다. 엄태웅은 ‘1박2일’ 멤버들의 새벽 기습 방문으로 속옷 차림으로 자던 모습이 들키고, 게임에서는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 난감해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해피선데이의 또 다른 코너인 ‘남자의 자격’은 그룹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이 위암 수술을 받는 과정을 내보내며 김태원과 멤버들 간의 동료애를 화면에 담아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경쟁 프로인 SBS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과 ‘영웅호걸’은 각각 지난주와 비슷한 11.2%, 8.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