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울고 해병대 웃고… 현빈 입대 온나라 ‘들썩’

입력 2011-03-07 21:50

7일 오후 1시30분쯤 경북 포항시 오천읍 세계리 해병대교육훈련단 김성은관 앞 광장.

이날 해병대 훈련소에 입소하는 인기스타 현빈(본명 김태평·29)을 배웅하기 위해 몰려든 팬 2000여명과 이를 취재하려는 200여명의 취재진이 북새통을 이뤘다. 팬들은 전국 각 지역뿐 아니라 바다 건너 일본과 홍콩, 중국 등에서도 찾아왔다. 20대는 물론 40∼50대 아줌마들도 대거 몰려들었다. 해병대 측은 훈련소 입소 날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별설이 나돌았던 현빈의 연인 송혜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빈은 오전 11시쯤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도착해 군 관계자 등을 대면한 뒤 오후 1시35분쯤 취재진과 팬이 기다리고 있는 김성은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청바지에 카키색 점퍼 차림의 현빈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2년 후에 다시 보답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까만색에 보랏빛 글자가 새겨진 야구모자를 벗고 짧게 깎은 스포츠형 머리를 공개하기도 했고, 5분여간 팬 미팅 시간이 끝난 뒤 팬들 앞에 큰절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현빈을 만난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일부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팬들은 현빈 입소 전날부터 포항을 찾아 부대 인근 모텔 등에 묵으면서 현빈을 기다렸고, 행사 당일에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을 찾았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온 아키요시 나오미(여)씨는 “(현빈이) 건강하게 군생활 잘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힌 뒤 한국말로 “기다릴게요”라며 현빈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현빈은 이어 연병장에서 열린 입소행사에 1137기 동기 600여명과 함께 참가했다. 이후 생활관(내무반)을 배정받은 뒤 생활기록부를 작성했으며 동기들과 함께 차렷 자세, 복명복창 등 군 기본 동작을 배웠다. 칫솔, 비누 등 일용품을 지급받은 뒤 오후 6시쯤 저녁식사를 했다고 해병대 측은 전했다. 현빈은 앞으로 6주간의 기초훈련에 이어 21개월여간 군복무를 하게 된다. 전역 예정일은 2012년 12월 초.

현빈의 군 입대로 슬픔에 잠긴 팬들과 달리 포항시는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현빈을 보기 위해 몰린 팬들로 부대 인근 숙박업소는 방을 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여성팬 김모(21)씨는 “현빈을 보기 위해 전날 오후 2시쯤 포항에 왔다”며 “부대 인근에서 방을 구하지 못해 멀리 떨어진 곳에 겨우 숙소를 잡았다”고 말했다.

시는 부대 행사장 안에서 200인치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차량 2대를 동원,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또 해병대 입대를 기념해 향후 현빈을 포항시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해병대가 있는 오천읍을 현빈특구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항=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