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어 가는 한국… 초중고생 10년새 200만명 줄고, 노인 의료비 30% 돌파

입력 2011-03-07 21:30


한국이 늙고, 병들어 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의료비가 전체 건강보험의 30%를 넘은 반면 초·중·고 학생수는 1990년보다 200만명 넘게 줄었다. 1인당 소득이나 레저 활동 등 생활수준은 높아졌지만 살인·강간 같은 강력범죄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등 사회 안전성은 악화됐다.

◇늙어 가는 한국…학생수 20년 새 23% 줄어=통계청이 7일 발간한 ‘201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건강보험 기준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비 비중이 2009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10년 전인 1999년 17.0% 수준이었던 노인 의료비 비중이 10년 만에 30.5%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고령인구 비중은 1980년 3.8%에 불과했지만 2050년이 되면 38.2%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공적 연금에 가입한 사람 중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 비율도 20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단적인 예로 국민연금의 경우 1989년에는 연금을 받는 이가 전체 가입자의 1.3%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15.0%로 늘었다. 반면 낮은 출산율 여파로 초·중·고 학생수는 지난해 723만6000명으로 1990년(942만8000명)보다 23.2% 줄었다. 1990년 41.4명이었던 학급당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26.6명으로 급감했다.

◇강력범죄·CO₂ 배출량 2배 이상 늘어=지난해 강력범죄를 포함한 형법 위반 범죄는 2008년보다 10.7% 늘어 993만건에 달했다. 특히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는 20년 전인 1989년보다 모두 2∼3배 늘어나 사회 안전성을 위협했다.

생활폐수, 폐기물도 계속 늘고 있다. 1998년 하루 평균 1인당 0.96㎏을 배출했던 생활폐기물은 2008년 1.07㎏으로 늘었다. 1인당 하루에 내놓는 생활하수량도 10년 전(334ℓ)보다 20ℓ 가까이 늘었다. 1988년 4.5tCO₂(이산화탄소톤)이었던 1인당 CO₂ 배출량도 2008년 10.31tCO₂로 2.3배가 됐다.

암 사망자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자수는 2009년 140.5명으로 10년 전 114.2명보다 18.7% 늘어났다. 이 중 위암 사망률이 2005년 이후 꾸준히 줄어든 반면 폐암과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휴대전화 가입자, 총 인구 뛰어넘어=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5076만7000명으로 전체 인구수를 최초로 넘었다. 인구 100명당 가입자 수는 103.9명으로 10년 전인 2000년(57.0명)의 2배가 됐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도 2000년 387만명에서 2009년 1635만명으로 4배 이상 많아졌다.

지난해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80.5%로 2009년에 이어 남학생보다 높았다. 그러나 2009년 여성이 받은 임금은 남성의 63.5%에 불과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