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사십일간 순전하고 절절하게 십자가 피의 고난을 묵상하자

입력 2011-03-07 20:54


사순절(四旬節·Lent)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교회 절기다. 사순절은 재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되며 부활주일 전 40일 동안 지킨다. 따라서 올해 사순절은 9일부터 시작해 종려주일(4월 17일)과 고난주간을 거쳐 부활절(4월 24일) 전날까지 계속된다.

2011년 사순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크리스천들은 어떤 마음의 자세로 사순절을 맞이하고 이 기간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사순절 기간 성도들이 행해야 할 기본 자세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신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한 삶을 다짐하는 것이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집중적으로 기억하고 기도해 온 절기다. 십자가상의 고난과 죽음은 ‘인류를 대속하기 위한 구원의 사건’이면서 인간의 삶 속에서 고민하고 풀어야 할 신앙과제로 이어져 왔다.

천안 성문교회 임용화 목사는 “성도들은 사순절 기간 신앙의 나태했던 부분을 회개하고 마음을 모아 기도함으로써 더 깊은 믿음의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며 “특히 사순절을 경건과 나눔 운동을 펼치는 기간으로 정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순절을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한 묵상과 기도, 구제의 시간으로 보내자는 제안이다.

사순절 기간에 성도들은 ‘사순절 40일 묵상집’이나 그리스도의 고난과 인간의 죄, 회개에 관련된 서적을 읽으며 매일 시간을 정해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이 기간 온 가족이 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가정예배를 통해 예수의 수난 행적을 중심으로 말씀을 묵상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순절을 통해 십자가 고난을 깨닫고 개인의 회개를 넘어 이웃의 고난에도 동참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은 “지금도 단돈 몇 백 원어치의 식량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 전쟁과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며 “사순절 기간에 그들을 돌아보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국내 구호단체(NGO)들은 사순절 기간에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 크리스천들이 지구촌 고난과 아픔에 동참하고 기도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사순절 이틀째인 10일 오후 의류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 5인 예술가가 디자인한 티셔츠를 제작, 판매해 수익금을 해외 물 부족 지역 식수사업에 기증한다. 기아대책도 이 기간에 해외 어린이 결연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실시, 지구촌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굿피플은 ‘인도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희망의 한 끼를’ 캠페인을 실시해 무료급식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부활주일 다음 날인 4월 25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을 앞두고 ‘생명의 모기장 선물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목회자들은 사순절 기간 성도들이 금식 등 자기절제와 회개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을 되새기는 신앙성숙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는 기간이자, 죽음을 경험하는 기간으로 삼아 영적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인적 신앙성찰의 시간으로만 제한하지 말고 삶 속에서 구제와 나눔을 통한 사랑 실천의 기간으로 승화시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