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 서비스 인기… 3년간 3600건

입력 2011-03-07 17:30


최근 경기도 주민 김모씨는 집에 있던 모란 그림 액자를 사진으로 찍어 한국고전번역원에 보냈다. 그림에 짧은 한시 한 수가 새겨져 있는데 뜻을 알 길이 없어서다. 고전번역원 측은 ‘따로이 옥배에 받은 이슬 차가운데/달밤에 향하여 볼 줄 아는 이 없구나’라는 해석과 함께 출처까지 찾아서 김씨에게 알려주었다. 당나라 시인 배린(裴潾)이 지은 ‘백모단(白牡丹)’을 약간 변형한 시라는 것이다.

이는 고전번역원이 전담 직원까지 두면서 시행하고 있는 한문고전자문서비스 이야기다.

한문고전자문서비스는 고전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번역원이 2008년 2월부터 시행하는 사업이다. 3년 동안 3600여건 정도를 처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번역원의 조경구 고전자료센터 연구원은 “아직도 이런 서비스가 있는 줄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어사 박문수(1691∼1756)가 보낸 친필 편지 등 뜻밖에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고문서에 대한 번역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번역원 측은 귀띔했다. 자문서비스는 한문 액자나 병풍은 물론이고 선산의 묘비명이나 족보 등에 대해서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무료지만 해독하기 어려운 문서에 대해서는 유료로 운영하기도 한다. 때로는 번역 전문가를 찾아 소개해주기도 한다.

집안에 묵혀둔 병풍 하나쯤 있는 사람이라면 이용해봄 직하다. 홈페이지(http://ask.itkc.or.kr)는 물론 방문, 우편 접수를 통해서도 의뢰가 가능하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