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정신분석학, 건축이 만나면…사비나미술관 '다중감각'전
입력 2011-03-07 01:13
미술과 다양한 분야를 접목시킨 ‘융합형 전시’를 시도해 온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정신분석학과 건축, 생활과학을 연계시킨 전시를 마련했다.
‘다중감각’(多重感覺)이라는 타이틀로 마련된 전시관의 1층에 들어서면 작가의 심리적 요인이 반영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꿈에서 여전사의 이미지를 자주 본다는 작가 다발킴은 꿈 속 이미지를 드로잉한 그림으로 자화상을 표현했다. 관객들의 움직임을 감지한 로봇이 팔을 움직이도록 설치한 왕지원의 작품은 이를 통해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빛바랜 듯한 벽화의 느낌을 주는 이재훈의 그림 속에는 눈과 귀가 가려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추구해야 할 바를 생각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나아가는 오늘날의 인간 군상을 투영한 인물들이다.
2층 전시실에는 공간을 중심으로 건축적 개념을 미술 속에 끌어들인 한성필의 'the ivy space' 등이 소개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선으로 3차원의 구조물을 만들고 이 구조물에 조명을 비춰 그림자가 마치 드로잉처럼 보이도록 한 김병주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실제 생물학 연구소와 대형 마트의 설계 도면에 동물의 이미지를 드로잉한 이해민선의 작품, 건축물을 모델로 모형을 만든 뒤 이를 사진으로 찍는 이문호의 작품도 이색적이다.
지하 전시장은 생활과학을 이용한 작품들로 꾸며졌다. 레이저와 빛, 멀티탭, 홀로그램 등 일상 중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들을 이용한 작품들로 레이박과 정승, 채미현, 허수빈, 전지윤 등이 참여했다. ‘두 남자’라는 제목의 전지윤 작가 작품은 아이폰이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02-736-437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