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은 타살…키 170cm 男 추적

입력 2011-03-06 21:30

지난 3일 인천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우체국 집배원 김모(33)씨는 실족사한 게 아니라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김씨가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아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에 따라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당초 경찰은 김씨가 2일 오후 23층 규모의 아파트 16층과 17층 사이 계단에서 넘어져 뇌진탕 등으로 18시간가량 방치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격무에 의한 돌연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빈소를 방문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통보받은 뒤 타살 의혹이 있다며 부랴부랴 수사전담반을 꾸려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수사인력도 31명으로 늘렸다.

경찰은 아파트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우편물을 배달하러 이 아파트 현관에 도착하기 직전 한 남자가 아파트에 먼저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에 내린 것을 확인했다. 이 남자는 45분쯤 뒤에 아파트를 떠나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키 170㎝ 가량에 흰색 마스크를 하고 파란 점퍼를 입은 신원미상의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숨져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는데도 실족사로 단정, 초동 수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