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최다 관중앞서 수원 웃다…8경기 19만3959명 입장 라이벌 서울 제압 환호

입력 2011-03-06 21:50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다 봄기운에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인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봄이 오기만을 기다려온 축구팬들이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서울 개막 슈퍼매치를 보려고 상암벌에 몰려들었다. 다소 흐린 날씨 속에서 운집한 관중은 5만1606명. 프로축구 K리그 사상 개막전 한 경기 최다 관중이다. 종전 기록인 2004년 4월4일 서울-부산 전(서울월드컵경기장)때의 4만7928명 보다 3678명이 많은 것이다.

5일과 6일에 걸쳐 치러진 개막 8경기에는 총 19만3959명이 찾아 개막 라운드 역다 최다 관중 기록이 세워져 올 시즌 K리그 흥행을 예고했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08년 3월 8일과 9일의 총 17만2142명. 이는 올해 창단된 광주FC의 가세로 참가 팀이 16개가 돼 라운드당 경기가 8경기로 늘어난 덕이 컸다. 경기당 평균 관중으로 계산하면 올해는 2만4245명으로, 2008년 개막 때의 2만4592명에는 약간 미치지 못한다.

비록 K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인 지난해 5월5일 서울-성남 일화의 경기 때 작성된 6만747명을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날 상암벌에는 한바탕 축구축제가 벌어졌다. 개막전 최다 관중에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멋진 플레이와 깨끗한 매너로 화답했다.

경기 결과는 ‘명가’ 재건에 나선 수원의 압승이었다.

수원은 이날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개막 경기에서 외국인선수 알렉산데르 게인리히의 선제골과 오장은의 추가골에 힘입어 지난해 챔피언 서울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수원은 디펜딩 챔피언 서울을 적지에서 무너뜨리며 2008년 우승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체면을 세운 수원은 홈경기 18연승을 달리던 서울에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해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입증했다.

반면 K리그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황보관 서울 감독은 안방에서 승리를 호언장담하고도 2점차 패배를 당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선제골은 게인리히의 몫이었다. 게인리히는 전반 40분 염기훈이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길게 올려주자 공을 한 번 멈춘 뒤 왼발 페인팅으로 상대 수비수 현영민을 제친 뒤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오른발 슛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올해 국내 프로축구 무대를 처음 밟은 게인리히가 데뷔전에서 터뜨린 자신의 시즌 1호골.

수원의 추가골은 최성국과 오장은이 합작했다. 최성국이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띄웠고 오장은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헤딩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후반 16분 배기종의 역전 결승골로 부산 아이파크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뒀고, 전남 드래곤즈는 전북 현대를 1대0으로 꺾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 경기는 대전 시티즌이 홈팀 울산 현대를 2대1로 제압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