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에리카김 이어 ‘BBK 소방수’ 김재수 귀국… 민감한 때 ‘3인방’ 때맞춰 귀국 “입맞춤” 눈초리
입력 2011-03-06 18:51
‘그림로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BBK 의혹을 제기한 에리카 김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중 이들을 재소환한다. 특히 검찰은 한 전 청장 의혹을 직접 제기했던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과 한 전 청장의 대질신문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에리카 김씨과 동생 경준씨가 2007년 제기했던 BBK 의혹을 반박해 왔던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가 5일 귀국, 그의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상률·안원구의 진실공방, 검찰 판단은=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을 한 차례씩 소환해 모두 12시간 넘는 마라톤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은 그림로비와 연임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도곡동 땅 문건 등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실체가 없다며 부인했다. 반면 지난 4일 소환된 안 전 국장은 사실관계가 대부분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각종 의혹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이 계속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대질신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질신문이 이뤄지면 어느 한쪽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조만간 학동마을을 선물 받았다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부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동열)도 이번 주 중 에리카 김씨를 재소환해 동생 경준씨와 공모해 옵셔널벤처스(옛 BBK투자자문) 자금 319억원을 횡령한 과정과 2007년 당시 BBK 의혹 폭로 경위 등을 보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의 출국정지 기간을 16일까지 열흘 연장했으며 조만간 동생 경준씨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BK 소방수, 민감한 시기에 귀국 왜?=김 전 총영사의 5일 귀국으로 불과 열흘 새 한 전 청장, 에리카김, 김 전 총영사 등 BBK 3인방이 국내에 모이게 됐다. 김 전 총영사는 2007년 10월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활동했다. 그는 입국 이유에 대해 최근 총영사 퇴임 후 국내에 거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들의 연이은 귀국이 서로 연관돼 있지 않느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선 김 전 총영사가 사전에 두 사람을 만나 입국일정 등을 사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총영사와 에리카 김의 입국은 서로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6일 “김 전 총영사는 에리카 김과 만나거나 할 정도의 사람이 아니다”며 “관련이 있으면 한국에 왜 들어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에리카 김은 미국에서 보호관찰 기간이 끝나고 국내에서 기소 중지된 사건 해결을 위해 들어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