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산은 ‘배당금’ 줄다리기

입력 2011-03-06 18:52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배당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산은금융지주에 2000억∼3000억원의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맡아온 정책금융 역할을 전담하기 위해 2009년 10월 설립된 정책금융공사는 산은금융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산은금융의 수익 대부분은 100% 자회사인 산업은행에서 나오고, 지난해 산업은행은 1조원을 다소 웃도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배당이 3000억원이면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은 30%에 육박하고, 2000억원이라도 20%를 넘보게 된다. 산업은행의 최근 5년간 배당성향은 평균 15%였다.

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에서 “(고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아 스스로 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를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꼴”이라며 ‘정책금융공사의 해산’까지 거론했다. 정부는 산은금융을 2014년 5월 이전에 최초 지분을 매각하고 2020년까지는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책금융공사 측은 “산업은행과 분리 당시 수조원 규모의 산업금융채권을 부채로 떠안아 한 해 이자비용만 수천억원이 들어간다”며 충분한 배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