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 낮아지고 근로자 임금 올라가고… 對中 수출·진출 기업 타격

입력 2011-03-06 18:35

중국의 성장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감소하는 등 교역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게다가 중국 근로자의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내수시장 강화가 우리 경제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1.9%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수출 증가율은 크게 떨어진다.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9%로 낮아져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도 0.72% 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전인대회에서 보고한 대로 성장률이 7%로 낮아지면 우리의 수출 증가율은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의 적극적인 공략과 수출 대상국의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중국 진출 기업의 비용 부담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22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9.0%가 중국의 저임금이 이미 사라졌거나 늦어도 5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중국 진출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저임금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은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12.6%씩 가파르게 올라 1999년 9875위안(170만원, 현재 환율 기준)에서 2009년 3만2244위안(554만원)으로 10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인건비 경쟁력이 동남아 국가에 비해 높다고 응답한 기업은 18.5%에 그친 반면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81.5%나 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을 통해 임금 상승을 공식화한 것처럼 중국의 저임금 시대는 조만간 저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저임금에 의존하는 가공무역에서 벗어나 중국 내수시장과 고부가가치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정책기조 전환을 통해 경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로 한 것은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이 성장의 질적인 면을 중시하겠다고 한 것은 과도한 경기 과열을 막으면서 내수를 증진시키겠다는 의미이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며 우리의 수출 기반을 넓히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