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100일… 날씨 풀려 지하수 오염·침출수 유출 공포

입력 2011-03-06 18:17

구제역 사태가 100일째로 접어들었다.

빈도수는 줄었으나 여전히 구제역이 새로 발생하고 있고, 대규모 가축 매몰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발병한 구제역은 6일 현재 소 15만871마리(사육두수의 4.5%)가, 돼지는 33.5%인 330만7451마리가 죽어 축산업 기반이 붕괴될 지경이다.

경북에서는 인구 10만명 규모로 조성될 경북도청 신도시 예정지에도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산재해 있어 개발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도청 이전 예정지인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 12㎢ 안에 조성된 구제역 매몰지는 모두 7곳으로 총 840여마리의 가축이 묻혔다. 도는 2014년 6월까지 행정타운 구역에 도청을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매몰된 가축이 제대로 부패하지 않은 곳은 각종 시설물 설치가 어려울 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어서 개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악취 자체가 인체에 해롭거나 바이러스를 옮기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몰지 주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 가축 매몰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매몰지를 이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는 지난 4일 비닐도 없이 구제역 관련 돼지들을 묻은 백암면 일대 3곳의 매몰지를 인근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침출수가 그대로 스며들어 지하수 등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지난달 25일에는 강원도 횡성군 가축 매몰지 2곳이 상수원 보호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긴급 이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여전히 구제역 매몰지 2차 환경 오염 우려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매몰지가 지하수 오염을 초래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매뉴얼대로 하면 그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대구=김재산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