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캐스팅·무대영상 극적 긴장감까지 보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새단장

입력 2011-03-06 17:20


지난해 국내 초연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올해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해 다시 팬들을 찾았다.

서울 홍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지난 1일 첫 선을 보인 ‘몬테크리스토’는 오는 4월 21일까지 공연된다.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사진) 옥주현 차지연 등 지난해 주역들이 다시 무대에 서는데다 최현주까지 가세해 최강의 라인업이란 평을 듣는다. 군 입대를 앞둔 신성록에게는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몬테크리스토’는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뺏긴 한 남자 에드몬드 단테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다. 메르세데스와의 애절한 사랑, 배신자들의 처절한 복수와 가슴 뭉클한 참회 등 한 남자의 격정적인 인생이 2시간30분 동안 펼쳐진다.

‘지킬앤하이드’ ‘천국의 눈물’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이 작품에서도 관객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 노래들을 선보인다. 감옥에 간 에드몬드와 그를 그리는 메르세데스가 함께 부르는 ‘언제나 그대 곁에’, 감옥을 탈출한 에드몬드가 복수를 다짐하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등은 이 작품의 최고의 곡으로 꼽힌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자부하는 무대 장치는 기존 뮤지컬 작품과는 다른 차원의 공연 영상을 보여준다. 무대에 설치된 2겹의 막에 여러 영상이 투사되면서 배경이 되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해적선이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고 미지의 섬 몬테크리스토를 향해 나아가는 장면에서는 뱃머리가 관객 앞에 닿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에드몬드가 갇힌 감옥섬 ‘샤또 디프’는 왼쪽에는 죄수들의 좁은 방을 표현하고 오른쪽에는 에드몬드의 방을 배치해 죄수들의 절망적인 감정을 극대화했다. 희미한 불빛이 감옥의 쪽방을 비춘 상태에서 죄수들이 절망적으로 ‘하루하루 죽어가’를 부르는 장면은 감옥의 음침함을 이미지화한 연출의 결과다.

에드몬드가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땅굴을 파는 모습을 시각화한 부분은 감옥 세트를 다방면으로 활용한 제작진의 기술이 돋보인다.

바다가 영상으로 표현된 상태에서 에드몬드가 육지로 끌어올려지는 장면을 재현하는 부분은 실사와 영상의 절묘한 조합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해 공연 때 지적된 줄거리의 밋밋함은 에드몬드의 복수와 배신자들의 파멸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몬데고, 빌포트, 당글라스 등 ‘악당 3인방’이 파멸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다뤄 관객이 권선징악의 짜릿함을 느끼도록 했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