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임신과 출산] 임신성 당뇨·고혈압 ‘경계 1호’

입력 2011-03-06 17:33


(上) 고 위험 임신 예방 및 관리

직장이나 일 문제로 결혼을 늦게 하고, 임신 시기도 늦어져 건강한 아기 임신 및 출산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고위험 임신 예비엄마들이 늘고 있다. 실제 고위험 임신은 우리나라 전체 가임 부부의 20∼30%에 이를 정도로 많아졌다. 국민일보는 결혼의 계절 봄을 맞아 한림대학교의료원과 공동으로 ‘건강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시리즈를 기획, 주 1회씩 3주에 걸쳐 연재한다.

늦깎이 결혼 및 고령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산모와 아기의 건강관리에 모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출산·사망 통계에 따르면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면서 지난해 첫째 아이를 낳은 여성의 평균 연령은 2009년보다 0.24세 상승한 30.09세를 기록했다. 또 1992년만 해도 전체 산모 중 3.3%에 불과했던 35세 이상 산모 비율이 2001년 8.4%, 2002년 9.1%, 2004년 16.7%, 2006년 20.3%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여성들의 첫 임신 및 출산 연령이 높아질 때 가장 염려되는 것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이다. 그 만큼 태아의 선천성 기형 및 사망, 발달지연, 조산, 유산 등의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산모의 고령화는 산전 합병증 및 사산율, 신생아 사망률, 선천성 기형아 임신 등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위험요소 중 하나다. 태아는 물론 산모의 건강도 위협하는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를 합병하기도 쉽다.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 감시 중요=보통 임신 후반기에 임신부의 혈압이 올라가고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타나며 온몸이 붓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 속칭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임신성 고혈압이다.

임신성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산모가 경련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후반기에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해야 한다.

휴식 중 측정한 혈압이 140/90㎜Hg 이상인 경우 고(高)위험군으로 진단된다. 이 때는 산모가 항고혈압제, 항경련제 등을 복용하며 고혈압을 관리하면서 태아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평소에는 혈당 수치가 정상이었으나 임신만 하면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겨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여성들도 있다. 보통 임신 24∼28주 사이에 발생하는 임신성 당뇨환자들이다.

임신성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조산 가능성이 높으며, 출산 후에도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를 한 번 경험한 산모 중 67%는 다음 임신 때 재발하고, 50%는 출산 후 20년 뒤 당뇨병을 얻게 된다.

임신 중 질 출혈은 어느 시기에나 위험하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성, 중기나 말기에는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 박리 등의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출혈 증상이 있으면 즉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을 통해 물이 나오면 양막 조기 파수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고, 임신 중 고열은 자궁내 감염 때문일 수 있다. 갑자기 태동이 줄거나 태동이 감소해도 위험할 수 있다.

◇정기검진만 잘 받아도 위험 피할 수 있다=고령 등의 위험 요인을 안고 있더라도 관리를 잘 하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다. 어떤 문제든 하루라도 빨리 발견해야 엄마와 아기를 살리는 맞춤 치료가 가능해진다.

특히 과거 조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임신 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꼭 상담해야 한다. 임신성 고혈압 환자도 임신 중 내내 혈압을 측정해 높을 경우 즉시 치료해야 한다. 또 임신성 당뇨 환자는 정기 혈당측정과 함께 태아의 기형유무 및 발육상태를 잘 감시해야 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고위험임신클리닉 이근영 교수는 “정기검진만 잘 받아도 대부분의 고위험 임신 질환은 퇴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998년 30대 자궁경부무력증 임산부에게 자궁경부봉합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해 건강한 출산을 도운 이래 최근 10년 동안 응급 자궁경부봉합수술 성공률 97.3%, 태아 생존율 62.2%를 기록 중인 명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