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도 없던 발이 살아났다… 한양대병원 김정태 교수팀, 신경종증 제거술 첫 성공

입력 2011-03-06 17:33


국내 의료진이 거대 종양 제거 수술로 형태를 잃은 발 모양을 정상인과 거의 같게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팀은 지난 2월 15일 왼쪽 발에 육안으로 보기에도 너무 큰 종양이 생겨 발의 형태가 없어진 김모(2) 어린이를 대상으로 종양 제거수술을 한 뒤 발의 모양까지 완벽하게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김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신경종증이란 거대한 종양 덩어리를 왼쪽 발에 갖고 태어났으며, 이후 종양 덩어리가 점점 자라 수술 직전 오른쪽 발보다 3배 이상 커진 상태였다. 발을 지지하며 모양을 유지하는 뼈나 인대들도 원래 제 위치를 벗어나 심하게 뒤틀려 있었고, 다섯 개의 발가락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종양 속에 파묻혀 있었다.



신경종증이란 나무의 말단 잔가지나 무수한 뿌리 중 한 개가 혹처럼 커지듯 우리 몸의 수많은 신경가지 중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을 만드는 것으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다. 김 어린이의 경우처럼 종양이 사지 쪽에 발생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경우는 더욱 희귀하다.

김 교수팀은 이번에 김 어린이의 발을 구성하는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종양 덩어리를 제거한다는 수술 계획을 세웠다. 종양 덩어리로 인해 뼈와 인대 등이 변형돼 제 위치를 찾기 어려웠지만, 발 모양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주변 인대와 혈관 등을 최대한 보존해야 했다.

또 종양을 일단 제거한 후에도 변형된 뼈가 제 모양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철심을 박아 고정시켜야 했다. 김 어린이는 앞으로 뼈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철심을 뽑고 재활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