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분실후 후회하면 때는 늦으리… 개통 한 달안에 ‘분실보험’부터 가입하라

입력 2011-03-06 17:27


회사원 김 대리는 평소 분신처럼 여기던 스마트폰 갤럭시S를 24개월 약정으로 개통한지 5개월 만에 잃어버렸다. 스마트폰 없이 하루도 버티기 힘든 김 대리는 다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위해 SK텔레콤에 문의했다.

상담원이 “보험에 가입했느냐”고 묻자 김 대리는 “보험이 있는지 몰랐었다”고 답했다. 상담원은 “그렇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안내했다. 김 대리가 갤럭시S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실 스마트폰의 나머지 할부원금 71만2500원을 일시불로 내던가, 할부원금에 이자가 붙은 돈에 새 스마트폰의 할부금과 통신료를 합쳐 매달 11만원 넘게 부담해야 한다. 김 대리는 두 방법 다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로 했다.

◇김 대리 눈물을 머금고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다=김 대리가 가입한 요금제는 월 5만5000원 정액제. 갤럭시S 출고가 94만9300원 중 90만원을 24개월 할부로 내고 있었다. 할부원금 3만7500원에 이자(5.9%)까지 포함한 3만9931원이 스마트폰 할부금이었지만 할부지원프로그램으로 2만6000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었다. 여기에 월 통신 기본료와 부가세를 포함한 청구액은 매달 7만3731원이었다.

분실폰의 할부금을 일시불로 낼 경우 개통 5개월 동안 갚은 할부원금 18만7500원을 뺀 원금 71만2500원을 내야 했다. 당장 큰 돈이 부담스러웠던 김 대리는 결국 나눠 갚고 새 스마트폰을 다시 개통하기로 했다. 월 3만9931원(할부이자 포함)의 분실폰 할부금을 유지하면서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의 할부금과 통신요금(7만3731원)까지 내야하니 매월 11만3662원이 청구서에 찍힐 것이다.

KT나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이용자들도 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한다면 사정은 비슷하다. KT에서 출고가 94만6000원짜리 아이폰4를 24개월 약정으로 쓰던 이용자가 가입 5개월만에 잃어버렸다면 75만원 가량을 일시에 내든, 분납하든 해야 새 스마트폰을 손에 넣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도 같은 조건이라면 28만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미리 미리 보험에 가입해 둬야…1개월 넘으면 가입도 안돼=김 대리는 뒤늦게 후회했다. “보험에 들었어야 했는데….” SK텔레콤은 스마트폰 분실보험 ‘폰 세이프 2.0’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보험료에 따라 2000원, 2500원, 3500원제가 있어서 50만원에서 9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김 대리가 3500원제에 가입했다면 자기부담금 5만원에 출고가와 보상금의 차액 9만9300원(94만9300원-90만원)만 부담하면 새 갤럭시S로 교체가 가능하다.

KT에도 한 달에 3300원 또는 4000원을 내면 최대 70만원 내에서 보상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쇼폰케어 스마트’ 보험이 있다. LG유플러스는 2000∼3000원의 월 보험료로 70만원까지 보상 받을 수 있는 ‘폰케어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유념해야할 점은 분실 보험은 휴대전화를 구입한 지 한달이 지나면 가입할 수 없다는 것. 한달이 지나면 일반적으로 중고라고 인식되는 상황인 만큼 신규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상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고가의 태블릿PC도 보험 대상이 아니다.

◇보험가입자는 미미, 이동통신사는 적극적 홍보 꺼려=김 대리는 상담원으로부터 분실보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 나섰지만 꼭꼭 숨어 있었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안내도 받지 못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멀쩡한 스마트폰을 분실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보험사기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소비자는 선량하다고 생각해야 하지만 블랙 컨슈머들이 많은 상황에서 스마트폰 관련 보험상품을 홍보하기도, 그렇다고 하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분실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다. 최근까지 전체 단말기보험 가입자수는 KT 270만명, SK텔레콤 40만명 , LG유플러스 6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KT가 전체 가입자 1600만명 중 16.8%로 많다고는 하지만 10명 중 2명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은 가입자 2570만명 중 1.6%, LG유플러스는 900만명 중 6.9%만 보험에 가입해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보험 가입률만 따지면 다소 올라갈 수 있지만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