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부상 장병들 석달여 만에 자대 방문… “빨리 완치돼서 복귀하고 싶다”

입력 2011-03-04 18:57


“부대에 오면 당시 상황이 떠오를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동료들을 보니 이제는 빨리 복귀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 기습 포격으로 오른쪽 다리 정강이에 관통상을 입은 해병 연평부대 정비소대 김인철(22) 일병은 같은 소대 최형진 상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당시 최 상사는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던 김 일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포화를 뚫고 의무대로 후송했다. 최 상사에게 연방 고마움을 표시한 김 일병은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 성실히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김 일병을 비롯해 공병소대 김성환(23) 하사, 오인표(20) 하사, 정비소대 조수원(21) 일병, 이진규(21) 일병 등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부상한 해병대 장병 5명이 지난 2일 소속 부대인 연평부대를 1박2일 일정으로 찾았다. 국군수도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온 이들은 복귀를 앞두고 적응 차원에서 석 달여 만에 자대를 방문했다.

헬기로 부대에 내리자 동료 장병들이 따뜻하게 환영했다. 이들은 참상이 남아 있는 부대를 둘러볼 때는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근무했던 정비소대와 공병소대로 이동해 동료들과 점심을 함께할 때는 환한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부상을 당했음에도 구급차 탑승인원이 제한되자 다른 전우에게 양보했던 조수원 일병은 자신을 들것에 싣고 의무대로 수송했던 입대동기 조다영(22) 일병을 내무반에서 만나 얼싸안았다. 조수원 일병은 “얼굴을 마주하니 가슴이 찡하다”며 “이것이 정말 전우애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진규 일병은 “내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고생한 전우들을 생각하면 미안하다”며 “빨리 완치돼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도발로 부상한 장병 16명 가운데 4명이 전역했고 4명이 자대로 복귀했다. 입원 치료 중인 장병은 이들 5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차례 부대 복귀 적응 훈련을 거친 뒤 이르면 이달 안에 전원 자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