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信-經 분리’ 상임위 통과] 자산 200조 지주社 탄생…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1-03-04 18:35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자산 규모 200조원대의 거대 농협(NH)금융지주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우리금융 민영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진행 중인 가운데 또 하나의 매머드 금융회사가 출범하면서 금융권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협은 개정안이 다음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 3월 2일을 목표로 농협은행을 주축으로 한 NH금융지주를 설립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투자선물·CA자산운용·캐피털 등 현 4개 계열사와 함께 NH보험도 별도로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총자산은 193조원으로 국민은행(275조원), 우리은행(247조원), 신한은행(238조원)에 이은 업계 4위 수준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조직이 방만해 직원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금융지주 출범 후 자산운용 및 보험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경우 장기적으로는 시중은행들을 위협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지주 출범 이후 농협은행은 일반은행 업무 외에 조합 및 중앙회 자금 지원, 농업자금대출 등 농업금융도 담당하게 된다.
NH보험은 설립과 동시에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생명보험업계 ‘빅4’로 올라서게 된다. 총자산이 31조원으로 삼성생명(135조원), 대한생명(65조원), 교보생명(55조원)에 이은 4위 규모다. 현 농협 공제사업이 분리돼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으로 설립된다.
특히 농협의 보험업 진출은 은행에 비해 파급력이 커 보험업계의 관심과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NH생명·손해보험 상품 등에는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에 적용되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5년간 유예되며 농·임업인 안전공제 등 정책보험은 규제 예외로 인정됐다. 업계는 읍·면 단위까지 방대한 영업망을 가진 농협에 방카슈랑스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
NH카드의 분사도 추진되고 있다. ‘NH채움카드’ 회원수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NH카드의 전체 회원 수는 이미 700만명을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특히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한 카드와 보험 부문에서 혈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