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서 교민 구출, 최영함 조영주 함장 “해적 퇴치 이어 교민 철수작전 큰 영광”

입력 2011-03-04 18:47


“아덴만 여명작전(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에 이어 리비아 교민 철수작전을 지원할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리비아 트리폴리에 남아 있던 교민 32명을 태우고 4일 몰타 발레타항에 도착한 청해부대 최영함 함장 조영주(48·해사 40기) 대령은 국방부 기자단과 함상에서 전화인터뷰를 갖고 “교민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전했다. 조 함장은 “겨울 지중해에 3m 안팎의 높은 파도가 일어 일부 교민들이 뱃멀미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교민들이 위험한 리비아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는 안도감에 편안한 상태로 휴식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함장은 최영함이 트리폴리항에 입항하기까지 걱정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리비아 정세가 불안해 입항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의 노력으로 입항과 출항 수속이 신속히 진행됐다.

조 함장은 “조대식 대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노력으로 다른 나라 함정들보다 먼저 트리폴리항에 입항할 수 있었고 교민들도 예상보다 빨리 승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영함이 입항할 때 트리폴리항에는 터키 국민을 수송하기 위한 대형 페리선이 정박해 있었다. 터키 함정은 최영함에 이어 트리폴리항에 입항했다. 조 함장은 “청해부대 전 장병은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함에 마지막으로 승선한 교민 이인술(72·코스모디엔아이 건설회사 부사장)씨는 “트리폴리는 리비아 정부군이 공군기로 폭격을 하고 있는 정말 위험한 지역”이라며 “이렇게 위험한 곳까지 교민 철수를 위해 우리 해군 배가 와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는 장비들이 많은 일부 한국회사 직원들이 1∼2명씩 남아 있지만, 1500명에 달하는 교민들은 대부분 리비아를 떠났다. 이씨는 항구로 오는 동안 수차례 검문을 받는 등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최영함은 지난 1월 21일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끝낸 뒤 아덴만으로 복귀해 상선보호 활동을 계속해 왔다. 리비아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달 24일 합동참모본부는 교민 철수지원 명령을 내렸고 최영함은 곧바로 벵가지항으로 향했지만 지난 1일 행선지가 트리폴리항으로 바뀌었다. 한국 건설사들이 이미 그리스 선박을 빌려 벵가지항에서 교민을 철수시키고 있어 보다 위험한 트리폴리로 간 것이다. 트리폴리에 있던 교민들은 3일 오후 부두에 집결해 있다 최영함에 승선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