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집트도 한국처럼 될 수 있어”
입력 2011-03-04 18:4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를 축출하고 민주화를 향하고 있는 이집트의 미래를 거론하면서 한국이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유대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모임에서 “이집트는 한국, 인도네시아, 칠레 같은 민주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독재를 겪었던 한국 등이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도 성장시켰음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집트 상황과 한국을 비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6월 이집트 카이로대 연설에서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들의 경제발전을 거론하면서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는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쿠알라룸푸르에서 두바이까지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국가도 괄목한 성장을 했다”면서 “경제발전과 전통이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이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낸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집트 등이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는 취지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집트 군부가 국내 정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혁명이 일정한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보수적인데다 엄청난 부(富)를 확보하고 있어 민주주의로 급속히 이행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