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재산 찾기, 또다른 전쟁 시작됐다… 국부펀드 700억 달러 규모 그중 500억 달러 행방 묘연
입력 2011-03-04 18:48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소유주 피어슨 그룹, 이탈리아 프로축구단 유벤투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모두 리비아 국부펀드가 투자한 기업이다.
이처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국부펀드 형식으로 숨겨놓은 재산을 찾으려는 국제 사회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3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은 2007년 해외 투자 개방 등을 겨냥해 리비아투자청(LIA)을 만들어 국부펀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알려진 리비아 국부펀드의 규모는 대략 700억 달러(약 78조원)다.
LIA는 FT 등이 소속된 피어슨 그룹의 지분 3.3%, 이탈리아 프로축구단 유벤투스의 지분 7.5%를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에너지업체인 에니(ENI)와 방위산업체 핀메카니카, 유니크레디트 은행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또 유럽 전역에 정유업체 3개와 주유소 3000곳을 갖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각국은 2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내 리비아 자산 매각을 동결시켰지만, 나머지 500억 달러의 행방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카다피 일가가 현금과 증권 형태로 자국 내 모처에 숨겨놨기 때문이다. 이는 무기 구매 등으로 여전히 활용할 수 있어 권좌 유지의 원천이 되고 있다. 리비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11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도 여전히 카다피의 손아귀에 있다.
현재 LIA 청장은 모하메드 라야스이지만 명목상 인물에 불과하고, 실제 운영자는 카다피의 자금관리인이자 가까운 친구인 무스타파 자르티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찾기 위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