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부활을 살라
입력 2011-03-04 17:44
요즘 신문을 펼치면 매일 교회와 관련한 부정적 소식을 접하게 된다. 분명 이 땅에는 좋은 교회, 착한 성도, 존경스러운 목회자들이 많이 있을 터인데 뉴스를 통해 나오는 교회와 성도, 목회자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교회가 뭇매를 맞고 있는 요즘 교회를 이탈한 신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비단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만 국한되지는 않은 듯싶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목회자로부터 “미국에서도 지금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믿음의 본질에서 떠난 교회에서 도저히 신앙을 고수할 수 없기에 부득불 교회를 등질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한국 교회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하는데도 보이는 교회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한쪽에서는 개혁과 거룩을 외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 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비신자는 물론 신자들까지도 교회에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국의 영성 신학자이자 작가인 유진 피터슨은 ‘부활을 살라’(IVP)에서 사람들이 자주 교회에 환멸을 느끼는 이유를 ‘죽음의 나라에서 마귀의 거짓말이 만들어낸 기대가 실망을 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귀의 거짓말’은 무엇인가. 바로 교회는 흠이 없는 이상적인 공동체라는 것이다. 피터슨은 “교회가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광고전략이라면, 사람들이 떼로 몰려와 들어오고 싶어 할 정도의 이상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면, 교회는 실패한 전략임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필립 얀시와 마찬가지로 그는 “교회는 이상적 공동체가 아니다”라고 확언한다. 이런 가운데 (신자들에게) 남은 일은 ‘성경과 예수님을 통해서 교회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교회가 주어졌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슨은 “부활을 사는 무리가 이 세상의 지도에 이름과 숫자로 표시된 큰길과 곁길에서 예수님의 길을 복제해내는 것이 교회”라면서 “부활을 산다는 것은 시간 안에서 영원을 살라는 공개적인 초대”라고 설명했다. 한국 교회는 피터슨의 말대로 교회가 무엇인지, 그 교회가 왜 우리에게 주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것’ ‘그 교회 안에서 부활을 사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태형 i미션라이프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