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 경성산업 직원·협력업체 ‘한마음봉사대’
입력 2011-03-04 19:11
지금까지 1억4000만원, 매달 100만원씩 장학금
소년소녀가장 출신인 부산 북구 김모(21·여·서울대3)씨는 3년 전 일을 떠올리며 감사의 눈물부터 흘렸다. 김씨는 4일 “당시 할머니(75), 여동생(18)과 함께 어렵게 지내면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자’고 거듭 다짐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금을 마련할 대책을 찾지 못하자 절망스러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때 어린이재단 부산본부(본부장 이형진)를 통해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경성산업㈜ 신윤은(46) 대표가 입학금은 물론 전 학년 학비와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김씨는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신 대표에게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김씨는 현재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 대학에 합격한 김씨 여동생의 학비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신 대표의 따스한 행보에 동참하고 있는 주변 인사들도 적지 않다. 부산 녹산동 녹산공장과 김해시 안하·한림공장 등 3개 공장 직원과 4개 협력업체 직원 등 100여명은 ‘한마음봉사대’(대장 곽정길 경성산업 상무이사)를 결성, 2008년 어린이재단과 결연해 체계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마음봉사대는 그동안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억4000여만원을 후원했다.
이와는 별도로 매달 100만원을 정기적으로 보태고 있는 신 대표는 “나눔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대표, 의사, 변호사 등 250여명의 후원자를 모아 ‘한마음후원회’도 결성했다. 신 대표에게도 아픈 상처가 남아 있다. 1997년 조선부품업체를 창업했지만 2003년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로 모든 것을 잃기도 했다. 힘겨운 생업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에게 내색도 하지 않고 “결코 좌절하지 말라”고 했던 어머니의 격려가 신 대표의 재기에 결정적인 힘이 됐다.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해야 했던 선박 엔진용 ‘캠’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는 선박 엔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인정받는 독일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을 정도다.
신 대표는 협력업체 등에서 명절 때 회사로 보내오는 선물을 모으고, 회식비를 줄여 어려운 이웃 돕기에 보태는 일을 계속해 왔다. 현재는 회사 임직원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이웃과의 사랑 나누기에 나서고 있다.
신 대표는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을 가져야 올곧게 자랄 수 있다”며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설립한 이후에도 중·고교와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교복과 컴퓨터, 도서관 건립, 장학금, 병원비 지원, 차량기증 등을 정기적으로 남모르게 실천하고 있다. 신 대표와 경성산업 한마음봉사대가 ‘나눔의 전도사’들이라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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