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흑표전차 수출계약 일부 파기”…우리측 설계 지연되자 “제3국서 기술 이전”

입력 2011-03-04 04:38

터키 방사청(SSM)이 최근 한국이 터키에 수출키로 한 흑표전차에 대한 계약내용 일부를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터키 측에 추가 기술이전 등을 제안하며 기존 계약을 유지하자고 요청한 상태다.

국방부와 방사청 등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SSM은 지난 1월 17일 방사청에 흑표 기술이전 계약 중 일부를 수정하고 싶다며 동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또 성공적인 전차 개발사업을 위해 제3국의 기술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 측 전차 관련 기술개발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방사청은 터키에 수출키로 한 흑표의 개념설계(제품 본설계 전 제품의 전체적 구조와 동작메커니즘, 대략적인 크기 등을 정하는 작업)를 지난해 4월 15일까지 마치기로 했다. 그러나 전차의 생존성 분석 및 전면방호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9월 24일에야 개념설계를 마쳤다.

이에 터키 측은 제3국을 통해 생존성 분석, 동력장치, 전자장치, 현수장치, 시험평가 등에 대한 기술지원을 받자고 제안했다. 터키는 독일의 MTU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정부는 2월 10일 터키에 합참과 방사청, 방위사업체 관계자 등을 파견해 미흡 분야에 대한 세부 지원계획을 2월 말까지 제출키로 했고, 터키 측이 동의하면 현 계약대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세부 지원계획이 완성돼 터키에 보내졌고, 터키 측 반응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국방위 관계자는 “한국이 추가 지원을 제공할 경우 기존 계약 이외의 부담이 발생하고, 전반적인 기술이전 사업이 터키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터키 측이 추가 기술지원 방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흑표 수출 사업은 차질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수출기업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