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대통령과 무릎 꿇고 기도…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자 합심으로 간구
입력 2011-03-03 20:55
3일 오전 6시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 행사장은 이미 3500여명의 참석자들로 만석이었다. 이들이 꼭두새벽부터 집을 나선 것은 국가 지도자와 함께 대한민국의 화합과 번영, 여호와 하나님을 주인 삼는 제사장 국가(출 19:5∼6)를 간구하기 위해서다. 7시30분, 오케스트라의 잔잔한 음악이 나오자 시선이 일제히 입구 쪽으로 향했다.
“지금 대통령 내외분께서 들어오십니다. 기립하셔서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영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장의 발언 후 목회자와 성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박수를 쳤다. 검은 정장 차림의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연신 목례를 했다.
손인웅 덕수교회 목사는 설교를 통해 모세와 여호수아처럼 여호와와 국민을 겸손히 섬기는 지도자, 위대한 국가를 만드는 성숙한 국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인사에 나선 이 대통령은 “밤낮없이 나라와 민족,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더욱 더 겸손히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역사 속에서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저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길을 열어주실 것이다. 이렇게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대한민국은 분명 번영하게 돼 있다”고 하자 청중 사이에서 “아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어 등단한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죄인 된 심정으로 한국 사회와 교회의 죄악을 무릎 꿇고 회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바닥에 무릎을 꿇는 장관이 펼쳐졌다. 곧이어 이 대통령과 김 여사도 의자에서 내려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움직이며 나직하게 기도했으며, 김 여사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간절하게 간구했다. 통성기도는 5분 넘게 이어졌다.
기도는 기독교인이라면 매순간 해야 하는 ‘영혼의 호흡’인데,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무릎을 꿇는 것이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기도의 자리에선 만물의 주관이 ‘상천하지’의 하나님께 있기 때문에 겸손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조찬 때 대통령 오른쪽에 길자연 대표회장이, 왼쪽엔 이영훈 회장이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식사를 마친 대통령 내외가 일어서자 참석자들은 악수를 청하려고 70m 이상 길게 늘어섰다. 마치 스타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팬들처럼 너도나도 악수를 청했다. 일부 성도는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대통령 내외를 촬영하느라 바빴고 나이든 여성 성도들은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사랑해요”를 외쳤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