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1% 오르면 가계소비 0.44%P 하락

입력 2011-03-03 21:28

전세가격 상승률이 1% 포인트 확대되면 단기적으로 가계소비 상승률이 0.44% 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3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전·월세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의 전세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소비여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월세 가격 상승은 주거비용이 늘어난 임차가구의 소비 감소 효과가 집주인의 소비 증가 효과보다 큰 것이 소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여기에다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전·월세 자금 조달로 인한 유동성 제약 확대 등도 소비감소 요인으로 꼽혔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달 전세와 월세가격은 각각 전년 동월대비 3.1%, 1.9% 올라 2004년 2월,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였다.

소득계층별로는 전세가격은 고소득층(상위 20%) 소비에, 월세가격은 저소득층(하위 20%)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중소득층의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에 모두 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도 전·월세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달랐다.

경기상승국면에서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1% 포인트 높아지면 총소비 증가율이 0.60% 포인트 하락하지만, 경기하강국면에서는 0.09%로 떨어져 하락폭이 미미했다.

한은 조사국 김영태 차장은 “내수기반의 확충을 위해서 전·월세 가격의 안정이 긴요하다”며 “특히 중·저소득층의 소비 안정을 위해서는 월세부담 경감대책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