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가면 잊겠지?… 해볼 도리없는 印尼 특사단 숙소침입 수사, “국정원 물증없다” 손놔
입력 2011-03-03 21:40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건이 ‘영구 미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는 이상 적극 수사하는 게 부담스러운 경찰이 여론의 관심이 사라질 때까지 고의적인 지연작전을 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정락 남대문서 경무과장은 3일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며 “심증이 있으니까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범규 남대문서장도 “언론에선 국정원 직원을 범인이라고 정해놓고 잡으라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아직 그럴 만한 단서는 없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소공동 롯데호텔 CCTV 분석과 특사단 노트북PC 지문 감식을 통한 용의자 신원 파악에 실패한 이후로도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사건이 미궁에 빠졌음을 시인한 셈이다.
서 서장은 지난달 28일 “지금 나에겐 목전에 있는 집회가 먼저고 인도네시아 특사단 사건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린 게 사실”이라며 “이번 수사는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문 감식 실패에 대해선 “지문이 밝혀졌으면 수사 시간도 단축되고 국정원이 오리발 내밀 수 없었을 텐데 (기회가) 날아갔다”며 아쉬워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수사 대상을 호텔 투숙객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참고인 소환조사 없이 현장 탐문수사만 벌이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침입자 3명과 함께 호텔 19층에 있었던 신원미상 남성을 호텔 직원으로 보고 있으나 이 남성 역시 정식 소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