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기수까지 가세 사법연수원생 집단성명

입력 2011-03-03 21:40

사법연수원 42기생들이 입소식 불참에 이어 3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의 검사 임용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법연수생들이 집단 항의의 뜻을 공식화하면서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안을 둘러싼 법무부와 사법연수생, 로스쿨생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법연수생 42기 자치회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 안은 로스쿨 원장의 자의적 추천으로 검사 임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헌법상 능력주의에 반하고 권력 세습을 초래하는 현대판 음서제도로, 로스쿨생의 졸업 전 검사 임용 방침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휴학생 130명을 제외한 844명이 동참했다.

실무 수습 중인 41기생 역시 1022명 중 981명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국회청원과 헌법소원, 서명운동 등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문제제기를 하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사법연수생 42기 자치회장 손정윤(44)씨는 “당초 로스쿨 제도는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것인 만큼 (로스쿨에서) 검사를 바로 뽑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말했다. 로스쿨 원장 추천으로 로스쿨 학생들이 검사로 바로 진출하는 것은 절차상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로스쿨 졸업생들이 변호사로 나간 뒤 법조 경력을 쌓아 경력판사, 경력검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 법조인으로서 집단행동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순한 양이다. 앞으로 수업을 거부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스쿨생들은 공정한 절차만 지켜진다면 로스쿨 원장의 추천 제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형주(42) 로스쿨학생협의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로스쿨 도입은 시험보다는 정상적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취지”라며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이 공정하게 진출한다면 추천 제도가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이 좋은 일부 로스쿨생만 원장 추천을 받아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같다.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연수생들의 입소식 불참에 대해 “어렵게 공부한 점은 이해하지만 제도가 바뀐 만큼 검사나 판사 임용도 기존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