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TK 신공항 싸움에 ‘불려다니는’ 실장·장관들
입력 2011-03-03 21:50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4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조찬 간담회를 갖는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다. 부산 의원들은 정 장관이 대구·경북(TK)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월말 후보지를 선정한다고 밝힌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선정 과정이 공개가 안 돼 환경영향 정밀평가가 이뤄졌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반기도 아닌 3월에 입지를 결정할 경우 특정 지역에 유리하도록 기준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의원들은 지난 2일 별도 간담회를 갖고 동남권 신공항 사업 전면 재검토 움직임을 집중 성토했었다. 특히 일부 의원은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함께 갈 수 없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항 밀양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TK 의원들도 지난달 임태희 대통령 실장과 정 장관을 잇따라 불러 지역여론을 전달했다. 이들은 조기 입지 선정을 촉구하며, 매립비용이 많이 드는 가덕도에 비해 밀양이 경제성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남권 신공항 원점 재검토론을 주장한 정두언 최고위원 등에 대해 “이런 망언이 어떤 동기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의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는 오류투성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은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은 밀양과 가덕도 공항의 B/C(편익/비용) 비율이 1.0 이하라는 2009년 국토연구원 연구결과를 근거로 삼고 있으나 이 연구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고, 이 때문에 오늘까지 보고서를 공개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과 TK 의원 간의 유치전은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TK 의원들은 “김무성 원내대표, 정의화 국회부의장 등 핵심 당직과 국회직을 부산 출신이 장악해 여권 핵심부에 부산에 유리한 여론만 전달되고 있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반면 부산 의원들은 “TK 의원들이 강하게 나오는 것은 신공항을 유치 못해도 이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과학벨트를 받기 위한 것”이라며 신경전을 펴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