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원자재 ‘고공 협공’… 루비니 “배럴당 150달러 갈수도”

입력 2011-03-03 21:53


원유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주요 원자재 가격도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날보다 배럴당 2.60달러 오른 109.04달러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110.77달러를 기록한 이후 또다시 11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60달러 오른 배럴당 102.23달러로 마감됐고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0.93달러 뛴 116.35달러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경기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동 문제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확산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14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 더블딥(회복 중 재침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국내 기름값은 연일 치솟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1∼2일 이틀 연속 ℓ당 7원 이상 뛰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경일주유소 가격은 2255원까지 올랐다. 두바이유 110달러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기름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수입 원자재가도 상승하고 있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1∼19일) 수입된 구리, 알루미늄, 니켈, 밀, 원당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이는 구리는 지난해 10월 t당 8000달러를 뛰어넘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t당 9317달러를 기록했다. 알루미늄도 t당 258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니켈 수입가격도 t당 2만6538달러로 1년 전보다 40% 넘게 뛰어올랐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지난해 12월 t당 500달러 돌파에 이어 두 달 만에 t당 600달러를 넘어섰다. 2월 수입가격인 t당 677달러는 지난해 10월(436달러)에 비하면 무려 55% 뛴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t당 300달러를 넘어섰던 밀도 지난달 380달러까지 올라 t당 4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2월 철광석 수입가도 t당 154달러로 지난해 10월의 역대 최고가(159달러)에 육박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