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더 빠르고 얇고 가볍게”… 태블릿PC 2차전 선포

입력 2011-03-03 22:04


베일 벗은 ‘아이패드2’

애플의 아이패드2가 3일 공개되면서 태블릿PC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태블릿PC 1900만대가 판매된 가운데 애플 아이패드 판매량은 약 1500만대였다. 세계 태블릿 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며 사실상 애플 독주체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애플에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등 안드로이드 3.0(허니콤)을 장착한 안드로이드 군단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신무기 아이패드2는 ‘얇고 가볍고 빨라졌다’는 게 특징이다. 두께는 8.8㎜로 이전 13.4㎜에서 4.6㎜나 줄었다. 아이폰4와 비교해도 5㎜나 얇다. 무게도 680g에서 601g으로 80g가량 줄었다. 애플의 최신 A5 듀얼코어칩이 탑재되면서 이전 A4칩에 비해 2배 정도 빨라졌고 그래픽 속도도 9배 가까이 향상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 경쟁력이다. 최저 사양은 499달러(약 56만원), 최고 사양은 829달러(약 93만원)로 기존 모델과 같다.

아이패드2의 대항마들도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은 이르면 4월 국내 출시된다. 지난해 갤럭시탭을 150만대 팔았던 삼성전자는 올해 목표를 5배 늘린 750만대로 잡았다. LG전자도 이달 3D 영상 촬영과 재생이 가능한 8.9인치 옵티머스 패드를 북미에 출시한 뒤 이르면 이달 말 국내에도 선보인다. 세계 최초 허니콤 적용 태블릿PC 모토로라 줌(Xoom)도 4월 중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아이패드2 공개 행사에서 경쟁 업체에 대한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다. 특히 삼성전자와 관련해서는 고의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지만 잘못된 외신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발언을 자제했으나 일각에서는 “이제 삼성을 제대로 된 경쟁상대로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아이패드2 국내 출시 일정도 관심거리다. 애플은 아이패드2를 오는 11일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25일 최소 26개국에서 동시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 제외됐다. 아이패드는 KT가 독점 공급했지만 아이패드2는 SK텔레콤과도 협상을 진행하면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이패드2 국내 출시가 결정되더라도 형식 승인과 전자파 인증 등 다양한 인증 절차가 필요해 빨라야 다음달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