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긴 했어도… 건재 과시한 스티븐 잡스

입력 2011-03-03 18:24

2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플의 제품설명회에서 아이패드2보다 더 주목을 끈 건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이날 ‘6주 시한부설’을 일축하듯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행사장에 등장해 건재함을 알렸다.

잡스는 예전처럼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1월 아이패드 첫 발표회 때와 달라진 건 운동화 색깔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뀐 정도였다. 전보다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목소리엔 힘이 실려 있었다. 잡스가 무대에 올라서자 청중은 30초 동안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다. 잡스는 고무된 듯 “생큐”를 연발했다. 열정적인 행사 후에 20분 이상 무대 주변을 돌며 애플 직원 등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잡스가 직접 아이패드2 설명에 나서면서 시한부설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스턴애지사(社)의 비제이 라케시는 “(잡스의 등장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의 건강이 충분히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가 반영돼 애플 주가는 이날 1.2% 오른 353.44달러에 마감됐다.

하지만 그의 건강에 대한 의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이식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잡스의 건강 상태에 대해 그 자신은 물론 애플도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잡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이날 행사에선 병가 중인 잡스의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조너선 아이브 산업디자인 담당 부사장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준엽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