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건재 5가지 이유있다” 더 위크誌 분석
입력 2011-03-03 18:10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반정부 세력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카다피를 42년간 권력의 정상에 있게 한 데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더 위크(THE WEEK)’가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우선 여전히 리비아의 주요 부족과 군대 내 파벌로부터 변치 않는 충성을 받고 있다. 카다피는 그동안 반정부 세력이 생겨날 것에 대비해 많은 돈을 주요 부족에게 제공했고, 아들들이 지휘하고 있는 주요 부대엔 성능 좋은 무기를 우선 공급해 왔다. 이런 탓에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카다피는 또 리비아가 내전으로 쪼개져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카다피는 최근 각종 연설을 통해 내전을 경고할 뿐 아니라 오히려 내전 상황을 바라는 걸 숨기지 않고 있다. 내전을 원치 않아 권좌에서 물러났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과의 차이점이다.
카다피가 여전히 엄청난 국부(國富)를 움켜쥐고 있는 점도 건재함의 큰 배경이 되고 있다. 1500억 달러(약 168조원)를 움직인다는 소문까지 있다. 벵가지의 한 반정부 세력 지도자는 “카다피는 리비아의 모든 무기와 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카다피 통제 아래에 있는 리비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1100억 달러에 달해 최소한 3년을 버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정부 세력은 투쟁을 조직화할 능력이 부족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아랍권의 반발과 막대한 비용 문제 등 때문에 군사적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 점도 카다피에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조차도 항공모함 등을 리비아 쪽으로 이동시키고는 있지만,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 행동엔 신중한 입장이다. 이런 탓에 카다피 친위세력은 초반의 충격을 딛고 요충지를 회복해 가는 모습이다.
‘포스트 카다피’를 이끌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카다피는 쿠데타 등을 고려해 2인자를 두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들조차도 부각시키지 않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