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 잘나가는 비결이 뭐니”… 투지·용병술로 정규리그 첫 우승 눈앞
입력 2011-03-03 22:13
부산 KT는 신기한 팀이다. 특출한 센터나 슈터도 없고,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다 시즌 막판에는 용병 퇴출이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보란듯이 연승을 거듭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KT의 선두 질주는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전창진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T는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홈 경기에서 86대 82로 이기고 용병 제스퍼 존슨이 지난달 23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이후 5연승을 내달렸다. KT는 36승12패가 돼 2위 인천 전자랜드(33승14패)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도 ‘5’로 줄였다.
새해부터 선두를 질주하던 KT는 2월 말 시련이 닥쳤다. 지난달 23일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이 종아리 근육을 다쳐 퇴출됐기 때문이었다. 존슨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상을 받은 KT의 핵심 전력이었기 때문에 KT의 하락세는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이 때 숨죽이고 있던 또 다른 용병 찰스 로드가 나타났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꼴찌로 KT에 입성한 로드는 3일 경기에서도 무려 3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로드의 활약은 전 감독의 용병술 때문이다. 전 감독은 용병 존슨이 퇴출될 것을 예견했는지 개인 플레이를 좋아하던 로드를 시즌 내내 혹독하게 다뤘다. 성격 급한 전 감독은 경기 중에도 로드에게 육두문자를 쏟아내며 팀 플레이를 요구했다. 존슨이 시즌 아웃된 이후에는 한 경기에서 20리바운드 이상을 올리면 감독 재량으로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결국 로드는 시즌 후반부터 팀에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최근 위기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올시즌 KT가 위기를 맞은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KT는 시즌 내내 김도수, 최민규, 표명일, 박상오, 송영진 등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해왔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주전 중 무려 5명이 한꺼번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전 감독과 똘똘 뭉쳐 5연승과 6연승을 거듭해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온 바 있다. 서울 삼성은 울산 모비스에 63대 77로 패하며 2연승 행진이 멈췄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